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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적막함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동피랑 마을' 본문

♤감성/그림, 전시회

일상의 적막함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동피랑 마을'

햇살 연후 맘 2011.03.06 06:40
지난 여름, 경남 통영의 동피랑 마을을 찾았다.
경상도 사투리인 동피랑은 '동쪽에 있는 벼랑'이라는 뜻. 
이 동피랑 마을은 한 점의 그림과 같았고 벽화를 감상하면서 또 다 감상하고 내려오면서 찐한 감동이 밀려왔다.


꿈이 살고 있습니다.



둥글게 원을 그리며 계속 가파른 오르막길로 연결된 마을.
그림으로 예쁘게 그려진 벽 너머로 주민의 일상이 엿보였다.

들리는 소리에 의하면 처음 이곳을 벽화마을로 만들려고 할 때 주민들은 반대했었다고 한다.

그 이유가 무얼까.. 마을을 오르며 생각이 스쳐지나 갔다.
내가 사는 마을이 예쁜 그림으로 그려진다는데 사람들도 많이 찾아 오고 동네는 활기차고 눈은 즐거울 텐데
왜 반대 했을까?





한 폭의 그림이나 다를 바 없는 마을 구판장의 모습이다. 이 구판장을 운영하시는 분은 할머니. 여느 동네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인심 좋고 조금은 느린 모습의 할머니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손님을 맞느라 분주하다

음... 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술이고 뭐고 꿈이고 뭐고 당장 먹고 사는 일이 벅찬데 당장 마을 오르내릴 근육에 힘이 부치는데 그림이라는 말 자체에서 오히려 사치로 와닿지 않았을까?
아니 꼭 어떤 이유를 말하지 않더라도 그림은 여유롭고 호화로운 부자들이 누리는 전유물,
혹은 고급 문화를 향유할 줄 아는 교양인 들에게나 어울리는 취미이기에

몸빼를 입고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 깊게 패인 주름 살에 이렇게 알록달록 동화같은 그림은 웬지 낯설고 껄끄럽지 않았을까...

마을을 그림 마을로 만드는 것보다 당장 쌀 한가마니가 더 반가운 사람들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



꿈이 살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들은 어떻게 현실을 느끼고 있는지 모르지만
내겐  평범하고 적막한 일상의 모습과 아름답고 환희로 가득찬 그림이 만나
그야말로 예술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이 별건가.
다 허물어져 가는 담 벼락에 그림 한 점.
김치와 된장찌개가 전부인 밥상에 꽃 한 송이.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그림 마을이다.
예술의 본질을 살짝 엿보고 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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